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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아직 한 곳이 남았어……. 잡화점. 그녀의 사진을 보관할 펜던트가 필요하거든."
이 말에 지에트닌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. 왠지 모를 아쉬운 기분이 스며들어와 지에트
닌에게 씁쓸한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. 그리고 잡화점으로 걸음을 옮기는 동안 그는 생각했
다. '너에게 앞으로 밝고 생기 있는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것은 그녀밖에 없겠구나.'라
고…….
<라운파이터> 1-2화. 생기 있는 웃음(3)
딸랑딸랑
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잡화점의 내부 배경이 그들의 눈에 들어왔다. 옛 가구부터 서양
의 인형까지 여러 가지들이 있었지만 시리안은 그런 것들에게는 눈길조차 돌리지 않은 채
들어오자마자 연륜이 꽤 있어 보이는 잡화점 주인에게 다가가 한 마디 말을 건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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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………이게 무슨 소리지?"
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. 바로 그곳은 왕의 숙소인
왕실 문 앞이었다. 들릴 듯 말 듯한 소리에 지에트닌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문에 자신의 귀
를 가까이 대었다.
그런 곳에 오크라니, 그것도 보통 오크의 몇 배나 됨직한 빠르기를 지니고 있는 녀석이 말
이다.
"좋으실 대로……."
합석을 함과 동시에 음유시인은 궁금한 게 많았는지 시리안에게 질문공세를 하기 시작했
다. 지에트닌은 그저 그것을 바라보며 가끔 몇 마디의 말을 꺼낼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
다.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해가 저물어 밖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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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의 앞에서 웃음을 잃지 않았었다. 그가 잠에 들었을 때야 거
실로 나가서 고통의 신음소리를 흘리는 그녀, 그렇게 고통스러운데도 자신에게 걱정을 주지
않기 위해서 웃음을 보여주었던 그녀……. 그런 그녀를 위해 자신은 아무 것도 해줄 수가
없었다. 그저 그녀가 오늘 이 묘비에 묻힐 때까지 위로해주고, 울고 싶지만 애써 웃음을 보
여주는 것밖에 자신은 할 수가 없었다……. 그는 그렇게 자신을 질책하며 눈물을 흘렸다. 그
녀의 묘비 앞에서.
그렇게 한참동안 눈을 맞으며 멍하니 서있던 그는 순간 그녀의 묘비 앞에 무릎을 꿇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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